본문 바로가기

산넘고 강건너 /원정및테마산행

[여행] 제주여행1일차 윗세오름길을 걷다

- 윗세오름-

윗세오름은 한라산 영실 등반로의 해발 1600고지
정상부근에 누운오름,붉은오름,족은오름 이라는 3개의 오름이 연달아
있는데 이 세개의 오름을 윗세오름이라고 부른다. 2박3일의 여행중 첫날 일정으로
영실에서 윗세오름을 지나 어리목으로 내려가는 코스로 산행을 시작한다
오랫만에  나선 제주여행길, 여장을 풀고 바로 윗세오름길에
나선다. 운무가득한 오름길은 세찬바람과 함께 
 한라산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준
모습을 남겨본다 
 

 

♠산행개요

   ♣산행일자 : 2023년2월12일
   ♣산행코스 : 영실 ~ 윗세오름 ~어리목
   ♣산행거리/소요시간 : 7km/ 3h20
   ♣산행주관 : 다음수도권 김정희대장

 

♠산행모습들

매년 설산을 찾아서 그리고  철쭉을 찾아 이곳 한라산을 찾아 왔었는데
이번 산행은 우연찮게 모여 시작된 여행이다
 

영실에서 출발 윗세오름을 거쳐 어리목으로 내려오는 코스로 영실 들머리 표지석에서 일행들과 함께
 

다행히 영실을 지나 산길로 들어서니 아직 주변에는 눈이 쌓여 있다
 

영실을 들머리로 출발하는 것은 무척 오랫만이다
가파른 계단길이 힘들어 대부분 어리목에서 출발했었는데~~~

산길에 우리들만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고요하다
 

가볍게 몸을 풀듯이 걷다 보니 살짝 가파른 오름이 시작된다

 

절묘하게 다가서는 운무를 피해 병풍바위와 연결되어 있는 능선들의 굽이굽이 멋진 표정들
 

화려한 설경의 모습은 아니지만 그나름대로의 아름다운 자태는 그대로 간직하고 있고
 

저멀리 보이는 제주도의 시가지 모습은 한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한계단씩 올라갈 수록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함과 후련함을 함께 느끼게 해준다
 

오늘 함께 산행길에 나선 사과님과 한 컷
 

벌써 해발 1,500미터의 고지
 

높은 곳으로 오를 수록 그 많던 눈들은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지......
 

 

용암의 분출로 만들어진 병풍바위는 그모습이 병풍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서서히 운무에 그 모습을 잠식되듯 사라진다
 

세찬바람이 불어도 아랑곳 하지 않고 운무에 사라지는 풍경을 놓치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분주하다
 

운무가 요술을 부리듯 금세 다가서다 멀어지기를 반복하고
 

오름길을 오르고 나니 이제서야 조금씩 설경이 나타난다
 

살아백년 죽어백년이라고 하는 주상나무들이 모진세월의 시련에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고
 

그 모습들도 한라산의 풍경에 일조 하듯 지키고 있다
 

날씨가 풀려서 인지 상고대는 마음속으로 간직하고
 

남아 있는 설경에 감사한 마음으로 흔적을 담아 본다
 

오래전에도 운무에가려 저 붉은 깃발를 보고 길를 찾아 걸었었는데 인상 깊었던 일들이 문득 생각이 난다
 

그에 비하면 오늘은 나름 조화롭게 푸른나무와 흰눈의 조화로운 모습도 나름 나쁘지 않은 듯하다
 

원하는 데로 마냥 모든일들이 순탄하게 풀리지 않듯이 
이정도의 설경이 주는 행복도 작지 않은 듯
 

벌써 윗세족은 오름이란 곳까지 걸어 왔으니 윗세오름까지 1km
 

영실에서 올라 위세오름을 거쳐 어리목으로 가는 코스가 가장 짧고 쉬운 코스다
 

 
 

무분별하게 번지고 있는 조릿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할 만큼 폐해도 심각한 모양이다
 

선작지왓에 다가서다
 

한라산의 털철쭉이 무척이나 예쁘고 아름다운데 이렇게 조릿대가 번성하고 있다고 하니 
조금은 우려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 올라왔었을땐 이런 풍경이 무서웠었는데
희미한 안갯길을 걷고 있는 느낌도 나쁘지 않다
 

윗세오름에 가까이 다가오니 사람들이 갑자기 많이 보인다
 

매년 행사처럼 오르던 이곳 윗세오름에서 함께한 산우들과...
 
 

윗세오름 표지목은 변함없이 맞이해 주고
 

2023년2월12일에 다녀왔다는  흔적도 남기고

정작 윗세오름 표지석에서의 흔적은 이렇게 희미하게 나오고
 

추운날씨에 서둘러 하산하기 바쁘다
 

몽환적인 환경이 주는 분위기는 이곳에서 유일하게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그래도 함께하는 일행들이 있어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왠지 허전한 생각이 든다
 

살포시 내리는 빗방울인지 눈방울인지 습도가  온몸으로 느껴진다
 

한라산의 세찬바람도 없어서 그런지 밋밋한 느낌만 가득하다
 

하기사 많은 시간동안 설경을 찾아 오른 산들과 비경들을 보면서 지나왔는데 
그나마 이렇게라도 설경을 볼 수 있음도 고마운 일이다
 

조금씩 운무가 걷히고 나니 또다른 풍경으로 다가오는 듯
 

가장 쉽고 가까운 길이지만 날씨를 생각하면 그리 쉬운 길은 아닌 듯
 

분위기가 사진을 남기게 하는 것 같은 느낌
그래도 푸름과 눈덮힌 산의 대조적인 모습이 예쁜 길이다
 

또 다시 홀로 걷는다
산길을 걸을땐 조용한 느낌의 혼자만의 산행도 누리고 싶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보니 벌써 어리목에 다가선다
 

번듯하고 화려한 눈꽃산행은 아니지만 나름 멋진 산행길이 아니었을까?
 

어리목 탐방센타에 도착해서 오늘의 여정을 마무리 해 본다

한라산 표지석에서
모처럼 하산후에 남긴 표지석에서의 한컷
지난번에는 이곳에서 산행들머리로 남겼었는데 
원하는 데로 모든 것이 이루어 지지 않아 실망도 하고 후회도 하지만
오늘 산행길은 나름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그런 산행길이 아니었을까
오늘도 추억의 한페이지를 남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