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없는 겨울날의 한라산 산행
- 한라산 (1950m) -
남한 최고봉, 민족의 영산인 한라산은 1966년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으로, 그리고
1970년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2002년에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200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2008년에는 물장오리오름 산정화구호 습지가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어 보호 관리되고 있다.겨울의 한라산은 카멜레온이다. 며칠씩 연달아 폭설이 내리면
한라산은 사람 키보다 높게 눈이 쌓이는 설국으로 변하는데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해안가는 봄날 같다. 전설 속 신선이
하얀 사슴을 타고 놀았다던 한라산 정상의 산정호수 백록담은 그야말로 하얀 설의를 입은 천상 선녀의 얼굴이다. 온 몸에 눈을
뒤집어쓰고 살을 에는 바람에도 꿋꿋이 겨울 한라산을 지키는 겨울 구상나무의 기상이 동장군과 같다
모처럼 찾은 한라산은 눈이 보이지 않는 그런 시간들이었지만 한라산의 묘미를 느끼기엔
충분한 모습을 보여준 산행이었음을 기록해 본다
산행개요
산행일자: 2017년2월 8일(수요일)
산행코스 : 관음사 ~삼각봉 대피소 ~ 백록담 ~진달래 대피소 ~사라오름 ~성판악
산행거리/시간 : 18.9km / 8h30'
산행주관 : 수도권 산악회 데이비스대장님
산행모습들
새벽 비행기를 타고 한라산을 당일로 다녀 올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품고
한라산 산행 들머리에 도착
관음사입구로 올라서 한라산 성판악으로 내려오는 산행코스다
산행소요시간이 넉넉잡아 9시간 가까이 걸리지 않을까?
산우들 면면이 모두 백두대간을 마치고 정맥,지맥을 타고 있는 산우들이네
나름 열심히 산행을 다니고 해서 큰 걱정없이 산행을 해내리라는 생각을 굳게 다지고 산행길에 오른다
눈없는 한라산을 오른다는 다소 맥빠지는 출발이지만
그래도 한라산이라는 이름 덕분에 위안은 되는 듯하다
제주 특유의 조릿대모양의 산죽들이 넓게 펼쳐져 있고 벌써 저멀리 달아나버린
일행들을 찾아 발걸음을 재촉해 본다
조용한 산행길에 계곡따라 흐르는 물줄기도 소박하게 흐르고
산행 날씨는 흐리지만 포근한 느낌마져 주는 것 같다
계곡물이 조금씩 얼어있고 대부분은 흐르는 물이없어 모두 말라있다
예전에 천연얼음동굴로 이용했다는 구린굴
아직도 시원한 바람이 나올 듯한 느낌이 들정도다
조그마한 폭포도 그모습을 연출하려는지 아예 추위에 얼어버렸고
주변은 메마른 나무가지들만 흔들거린다
오늘 산행길은 산죽과 친근해져야 될 듯하다
걸음걷는 내내 보이는 것은 산죽이고 바람에 사각사각 스치는 소리가 싫지않다
제주 한라산에 오르는 길엔 항상 통과 의례가 있듯이
이코스는 삼각봉 대피소를 12시 이전에 통과 해야 한다
관음사 코스가 특별하게 멋있는 풍광들이 즐비하다고 해서 이코스로 선택했는데
언제나 그런 모습을 보여 줄런지 아직 삼각봉 대피소까지 4.1km 두시간 정도는 걸어야 겠다
주말에 연속산행에 이어 오늘산행까지 이제는 산행에 점점 빠져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더군다나 오늘같이 한라산의 신비함을 확인하러 오르는 산행길은 더욱 더 엔돌핀이 나오지 않을까?
숯가마터라고 한다
지금은 이렇게 옛모습만이 남아 있고 곳곳에 이런 흔적들이 보인다
이렇게 의자를 만들어 놓여져 있으니 당연지사 쉬어가는 것이 도리 ㅎㅎ
바쁜 걸음에도 잠시 숨을 고르고
관음사에서 오르는 코스는
중간이상 올라야 제대로 풍광을 즐길 수 있으리라
관음사로 오르는 길에 놓인 다리는 산행을 하면서도 많이 보았던 다리인데
이다리는 유독 다르게 보이는 느낌이 든다
겨울에 한라산을 산행하면서도 겨울이 아닌 듯 보이지만
조금씩 겨울의 모습을 보여주는 한라산이다
드디어 소나무 숲길에 들어선다 산죽과 어울려 있는 소나무의 모습은 갑자기 우아하게 분위기를 바꿔준다
삼각봉 대피소까지 얼마 남지 않아 제법 여유가 있다
전에 성판악으로 오를땐 간들간들하게 통과했던 기억이 있었는데
길은 얼어있고 어느새 삼각봉이 바로앞에 보인다
쉼터가 바로 앞에 있으니 숨소리가 거칠어 지는 듯
시간여유가 있으니 저곳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오르면 오를 수록 길은 더 미끄럽고 조심스럽게 상고대를 기대해 보지만
어디든 상고대는 보여줄 생각을 않는다
저 뒤에 보이는 바위가 왕관바위다
누가 봐도 저바위는 왕관바위라고 이야기할 만큼 똑같이 닮은 듯하다
삼각봉 대피소에 도착하자 마자
삼각봉을 배경으로 기념샷을 날려본다
한시간 정도 여유 시간이 남아 있는데
지금까지 쉼없이 오르다가 물한모금 머금고 잠시쉬어본다
제주도 전체가 세계자연유산이 아닐까?
제주시가 저멀리 보이고 뭉게구름이 여유롭게 지나간다
한편으로는 저 숲과 산등성이 들이 하얀 백설로 둘러쌓여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몇번을 오른 겨울산행 한라산은 그래도 항상 설국의 환상에서 여행을 했었는데
그나마 이번 산행길에 있는 삼각봉 대피소 주변 풍광들도 제법 멋있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보니 이렇게 쉬어도 보고
역시 잘걷는 산행선수들을 따라오니 이렇게 시간적여유가 생기는 모양이다 ㅎㅎ
다시 저 왕관바위를 배경으로 흔적을 남겨 본다
다음엔 백설을 가득 머리에 이고 있는 왕관바위를 보러 와야 겠다
어쩜 쉬엄쉬엄 여기까지 왔는지도 모르겠다
지금부터 시작되는 구간이 관음사 코스중 가장 험하다는 구간이다
서둘러 아이젠을 착용하고 나니 아직은 빙설이 없는 구간이다
이렇게 한참을 오르다보니 아이젠을 벗고 싶은 마음이 또 들지만
행여 또 갑자기 나타나는 빙판길에 대비해는 것도 좋을성 싶어 그냥 걸어본다
삼각봉대피소에서 계속 함께 걷고 있는 왕관바위는 계속 동행을 하는 듯하다
산 능선을 따라 이렇게 나무데크를 잘만들어 놓아서 쉽게 산행을 해본다
용진각 현수교
왕관바위가 가장 잘보이는 곳이 이 현수교가 아닐까?
선두는 저멀리 앞서 가지만 열심히 또 쫓아 가야 겠다
그래도 자연풍광도 아름답지만 우리나라 남쪽산중에서 가장 높은 산을 오른다는 긍지도 조금은 있지않을까?
이곳은 용진각 대피소가 있던 자리라고 한다
태화산에서 함께 산행을 했던 푸른산님을 만나 한컷
나도 저멀리 제주 바다를 배경으로 한컷
저녁늦게 부터 내린다는 눈발이 벌써 흩날리기시작하네
추억속으로 들어가 버린 옛 한라산행은 참 눈이 무서울정도로 많은 날 산행을 한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조금의 눈이라도 반갑다
어느덧 백록담이 다가와 있는듯
세차게 내리던 눈발도 잠시 주춤거리는 듯하다
바위틈사이에 낀 눈이 명암을 가려주듯 살포시 내려앉아 있다
어느지역에서나 고사목의 모습은 같은모양이다
여기 한라산의 고사목이 소백산이나 덕유산,태백산의 고사목과 같은 느낌을 준다
산행내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상고대
드디어 백록담 아래 있는 전망대에서
모처럼 옆에서 보는 백록담의 모습이다
목표지점에 다가서니 이제 여유가 좀 생긴다
산과 도시가 같이 어울려 있는 모습도 참 보기 좋다
백록담에 물이 가득있으리란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오늘도 여전히 말라있다
작년과 동일하게 그자리에 하트모양의 눈꽃이 그려져 있고
수많은 인파중에 이렇게 인증샷을 다 건진다
힘들게 올라왔는데 내려가려니 아쉬움에 연신 인증샷만
한라산 정상에 도착해서 어느 표지목에 인증샷을 붙여야 할까?
표지목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
잠시 인증샷과 기록사진몇장남기고 하산길에 접어든다
갑자기 내리기 시작하는 함박눈이 눈꽃처럼 날린다
어쩜 내리는 눈보다 산행을 하기에는 내린 눈이 더 예쁘고 좋은 것 같다
제법 먼길을 걸었는데 몸은 아직도 가쁜하다
이곳은 나무 무덤처럼 고사목들이 제법 많이 있는 곳이다
어느시기에 아픔을 겪었는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벌써 진달래 대피소에 도착하다
이곳에서 늦은 점심을 간단히 하고 잠시 쉬어본다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내려가다 엉덩방아를 찍고서야
아이젠을 착용하는 어리석음을 ...
시간이 빠듯해서 사라오름을 생략하려 했는데
언제이곳에 다시오려나 하는 생각에 바쁜 걸음으로 사라오름으로 오른다
운무가 가득 끼여 분위기는 스산하지만
이 높은 곳에 이렇게 큰 호수가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운무로 인해 저멀리 보이지는 않지만 그 분위기를 느끼기엔 충분할 듯하다
ㅎㅎ
아쉽게도 이곳에서 한라산 정상이 보이질 않네
그래도 흔적만이라도 남기고 가야지
단체인증샷과 함께
운무로 망원경으로도 아무 풍경들이 보이지 않는다
살포시 내리는 눈들이 산죽위에 앉아 눈꽃들을 만들고 그모습을 뽐내고 있다
내리막 길만 9.6km로 산우들 모두 내려 오면서 길다는 이야기만 연신 내 뱉는다
솔밭대피소의 전경
눈내린 계곡의 모습
어쩜 일주일만 늦게 한라산에 왔더라면 ㅎㅎ
정말 일주일 후의 한라산은 정말 설국이었는데 ㅎ
미래를 예지하는 것이 아님
살짝 내린 설경의 모습도 제법 예쁘다
그많은 산객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조용한 산길이 되어버렸네
오늘 이동한 거리는 얼마나 될까?
멀리서울에서 이곳 제주도 까지
우리나라 남한에서 가장 높은산 한라산 정상올랐다는 기쁨은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으리,당일산행으로 시간이 급하게 쫓겨가며 보낼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느긋하고 여유롭게 산행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쩜 한라산이 보고플땐 불쑥 배냥을 메고 떠날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좋은 경험과 추억을 담고온
한라산의 산행모습을
남겨둔다
-산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