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의 원시림 그대로인 가리왕산을 가다
- 가리왕산(1,561m) -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북평면과 평창군 진부면에 걸쳐 있는 가리왕산은
시선을 압도하는 듯한 높이와 깊이를 지닌 크고 당당한 덩치가 매력적인 전형적인 육산이다.
정상에 오르면 멀리 동해가 바라다 보이며 구름이 마치 바다처럼 운해를 이뤄 해맞이 산행코스로
각광받고 있으며, 주목과 박달, 자작, 전나무, 참나무 등 원시림의 보고이며,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이 어우러지고,
여름에는 회동계곡과 오대천이 옥같이 맑게 흐르며, 가을에는 울긋불긋 단풍이, 겨울에는 백설이 온세계를 이루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가리왕산은 벨패재(벽파령), 성마령, 마전령등
수많은 고개와 상봉의 망운대, 백발암, 장자탄, 용굴계곡, 비룡종유굴 등 8개의 명승이 있으며,
옛 삼국시대 이전 맥국의 갈왕이 이곳에 피신하여 망운대에 올라 잃어버린 옛 땅을 바라보며
환국의 날을 기다렸다고 해서 갈왕산이라고도 불리우는 가리왕산의
산행 발자취를 남겨본다
: 산행개요
산행일자 : 2016.06.18(토)
산행코스 : 장구목이 ~이끼계곡 ~정상 ~ 원점회귀
산행거리 / 소요시간 : 8.5km/ 5h
산행주관 : 서울산악회 정기산행
산행모습들
여름의 산이라고 해야하나?
가리왕산의 두번째 오르는 오늘과 예전에 오른 산행도 같은 날이다
무척이나 무더울 것 같은 날씨에 가리왕산에 또 오른다
산행들머리인 장구목이 입구에 세워진 표지목은 정상까지 4.2km를 4시간이나
걸린다고 표시해 놓았다
그많큼 가파르고 힘들다는 산행코스다
2년전과 하나도 변한 것 없는 산행길이다
반겨주는 것은 편마암으로 잘 닦아놓은 길과, 우렁차게 들려오는 계곡 폭포수 소리들
예전에 힘들게 오른 기억이 다시 떠 오른다
하지만 바로 앞으로 다가선 쌍폭포의 멋진 모습과 시원스런 물소리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산이 높고 계곡이 깊어서 인지 계곡물도 시원하게 내리친다
초입이라서 그런지 발걸음은 아직 가볍게 느껴지고
한시간을 걸어 왔는것 같은데 1km도 못 올라 왔네
나무들이 쉬어가라는 듯 산행길을 가로 누워 있고
가리왕산의 특징중 하나가 계곡산행과 습도가 높아서 이끼들이 많이 있다는 것
울창한 숲과 식물들이 산행길 내내 눈을 즐겁게 해주고
계계곡 물가에 낀 이끼들은 천년의 세월을 이겨낼 수 있다고 하는데
과거로 회귀한 듯한 풍경들이 도심에서는 보기힘든 모습들이지만
마음속에서 숨쉬듯 편안한 느낌들이다
가리왕산의 나무중에 저 주목나무가 참 오래되고 아름다운 나무인데
저렇게 비바람에 꺽여 힘들게 버티고 있는 듯 안타까운 모습이다
손을 담글수 없을 정도로 차갑고 깨끗해 보이는 저 계곡물들과 함께 하고파
그 흔적을 남겨 본다.
이곳이 이끼 계곡이라고 하는 가 보다
이렇게 많은 이끼들의 주변환경과 이렇게 잘 어울리기 힘든데
오늘 산행은 그렇게 힘들지 않고 재밌는 산행인데
왜 지난 산행길에는 이 가리왕산이 어렵고 힘들게 느껴 졌었는지 ?
팔과 다리를 공중에 매달고 놀이기구를 타는 듯한 저 나무모습에 한컷
얼음처럼 차가운 바람이 나온다고 해서 얼음골이라고 한다나??
여전히 세련되지 않은 듯한 돌들이 곳곳에 있어서 다치기 쉬워 보인다
산을 가로 지르는 임도가 나타나고 여기서 잠시 쉬었다 점심을 먹고 산행길에 오른다
정상까지 1km남짓 남았는데 사실 이제부터 더 가파르고 힘든 구간이다
인적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 그런지 나무들이 정말 오래되고 큰나무들이 굉장히 많이 자라고 있다
이렇게 길을 가로 막고 쓰러져 있는 나무도 있고
세월의 흔적속에 이렇게 큰 구멍을 남긴 조각같은 모습도 보여주고
이끼와 고목나무
산 정상에 가까울 수록 더 가파라진다
세월의 흐름속에 이렇게 웅장한 모습을 담고 있는 저 주목나무는....
뒤돌아 보니 아픔을 감추고 살아온 듯 하다
흔히들 주목나무는 살아천년 죽어천년이라고 한다
이 나무도 그렇게 살아갈 것임을 의심치 않으리라...
어쩜 태백산에서 본 듯한 그모습의 주목나무들을 연상 시키는 것 같다
수천년을 인적이 드문 세월을 지내와서 그런지 참 상쾌한 느낌이 드는 산행길이다
세월의 흔적 속에서도 이렇게 그 아름다운 자태를 지니고 있는 주목나무들이다
산행길에 갑자기 나타난 산목련이 아직도 그 꽃을 피우고 있고
꽃망울이 신기할 정도로 우아스럽다
입겨드랑이에 피어나는 작은 꽃을 수정하기 위해 나무잎을 변형, 벌과 나비를 유혹해 수정하고
그 임무(?)를 마치면 본연의 잎색깔인 녹색으로 돌아간다는 쥐다래 나무라네요
드디어 가리왕산 바로 아래 삼거리에 도착
그렇게 산을 다녀도 야생화의 꽃이름을 잘 모르겠다
별도로 공부를 하지않으면 잘 알수 없듯이
눈으로 보고 즐기는 수 밖에 ㅎㅎ
예전에 가리왕산에 올랐을때의 그 나무앞에서 똑 같은 모습으로 그대로 서있네
그 세찬 바람에도 꺾이지 않고 오랜 세월을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어쩜 생과사 사이에서 이토록 조화롭게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듯하고
그 아름다운 조화로움을 나도 간직해 보고 싶다
오늘 산행거리는 왕복 8.4km
차량 2대 80여명이 넘게 출발해서 마지막까지 남은 이들이 모두 ?
1561m 높이의 가리왕산
주변의 모습을 다 담아오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든다
정상쪽보다 주변이 더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보이는지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잡는다
푸르른 녹음이 함께 어울려진 가리왕산의 모습
나도 푸르름이 가득한 그느낌 그대로 가리왕산에서의
모습을 남겨 본다
태초의 원시림을 닮은 듯한 가리왕산의 산행
시원한 계곡물소리가 산행길에 발걸음을 가볍게 장단 맞춰주고
흘러내리는 땀은 계곡 속에 부는 얼음바람이 식혀주는 듯 하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끝이 없는 듯하지만 천년의 세월을 이겨낸 주목나무들이
그렇게 살아온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용기를 북돋아 준다
가리왕산의 모습은 바로 이런 건가 보다.세월의 모습들이
녹아 있는 그런 고향같은 느낌.우리가 잊고 산 그 향수들이
남아 있는 그런 산이 가리왕산이 아닐까?
멋진 산행보다 잊고 지낸 것들을
다시찾은 산행이었음을...
-산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