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재약산 산행
- 재약산(1,184m) -
영남 알프스의 한 봉우리인 재약산 정상의 동남쪽에 위치한 대평원.
재약산은 산세가 수려하여 삼남금강(三南金剛)이라 불리운다.
산세는 부드러운 편이나 정상 일대에는 거대한 암벽을 갖추고 있다.
수미봉·사자봉·능동산·신불산·취서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드넓은 억새평원으로서
사자평 고원지대라고 부르는데, 일대는 해발고도가 800m에 달해 목장으로 개발되어 있다.
표충사 북동쪽에 솟아오른 재약산을 중심으로 필봉, 사자봉, 수미봉, 천황봉 , 관음봉
등의 연봉이 부챗살처럼 펼쳐져 있고, 상부의 8부 능선 부근에'사자평' 이라 불리는 고원지대가 있다.
광활한 분지를 이루는 이 사자평에는 억새밭이 펼쳐져 가을철이면 일대 장관을 이룬다
재약산의 이름은신라 흥덕왕 4년(829)에 흥덕왕의 셋째 왕자가 병을 얻어
전국 방방곡곡의 명산과 약수를 찾아 두루 헤매다
이곳에 이르러 영정약수를 마시고 병이 낫게 되었다는데.
그 뒤로 이 산을 재약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영남알프스 4대산 중에 가장 마지막으로
오른다
산행개요
산행일자 : 2016.04.02~03(무박)
산행코스 : 배내고개 ~능동산 ~천황산 ~재약산 ~ 죽전마을
산행거리/소요시간: 16km /7h50'
산행주관 : 좋은사람들
산행모습들
밤새 5시간을 달려 내려간 영남알프스 재약산 산행을 위해 배내고개에 도착
어두컴컴한 산길에 산행을 하는 것이 정말 오랫만인가 보다
배냇고개에서 시작한 산행이 종주코스와 죽전마을로 내려오는 2개 코스로 진행되는 산행이다
종주코스는 30km를 11시간에 주파해야 한다고 하니 엄두가 나질않아
죽전마을로 내려오는 코스로 방향을 정해본다
저멀리 마을의 불빛들이 반짝반짝 거리고 어두운 새벽길에 이정표가 되는 것 같다
알프스의 능동산 일대는 이렇게 돌무덤인지 돌탑을 쌓아놓은 모습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동창 정수 친구와 모처럼 함께 산행을 해본다
오랫만에 산행을 한다고 하는데 산행을 잘 할련지 걱정이 되었는데
16km라는 거리는 쉽지않은 거리인데도 어쨌든 잘 걷는다
새벽길은 환하게 밝아 오고 또 새로운 하루가 탄생하고 있다
한시간여 능동산을 지나 벌써 샘물상회 평지에 다가온다
영남알프스 샘물상회 인근에 케이블카가 설치되어있는데 8시30분부터 운행한다고 한다
이른 아침이라서 그런지 너무 고요하다
오광수 시인의 산에서 본 꽃이라는 시가 쿵하고 마음에 닿는다
케이블카를 타는 곳 이라는데 시간이 없어 둘러 보지도 못하고 그냥 지나쳐 간다
산행길은 인생의 길과 같은 느낌을 같게 된다
아직은 시작에 불과한 산행길이련만
샘물상회라는 곳인데 각 산악회의 꼬리표가 즐비하게 늘어서 달려 있다
이른아침이라 강아지 한마리가 반겨준다
1000미터가 넘는 고산지대라서 그런지 진달래꽃은 아직 꽃망울이 개화를 준비하고 있고
좀 늦은 봄이 되어서야 진달래가 활짝 필 듯하고
주변엔 진달래인지 철쭉인지 무척이나 많이 자리잡고 있다
오늘 오후엔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 탓인지
짙은안개가 몰려 든다
1구간인 단풍사색길의 마지막에 도착
다음구간인 사자평억새 구간이 시작된다
이 천황산은 어딘가 낯설지 않은 느낌이 든다
오늘의 가장아쉬운 점은 운무로 인해서 그 예쁜 풍광을 볼 수 없다는 것
이렇게 막막하다
그래도 오늘은 모처럼 함께 산행하는 정수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가는 줄 모르겠다
천황제를 뒤돌아 보며 다음에는 억새가 산들산들 거리는 가을에 다시금 와야 겠다
사자평의 억새물결 지금은 색이 바랜 모습이지만 가을에 펼쳐진 억새의 물결은 어떨까?
억새를 가로 지르는 나무 계단의 모습도 제법 운치를 느끼게 한다
희미하게 드러나는 저 풍광들에 조금은 위안을 받는다
야영을 하기좋게 데크를 만들어 놓은곳에서
일어나 텐트를 접으려하는모습이 조금은 부럽기도 하다
철지난 억새들이 한들한들 불어오는 바람에 사각사각소리내어 운다
곳곳에 쉼터도 만들어져있고 잠시 짬을내어 차한자 마시고 가도 좋으련만
모두 발길을 바삐하네
억새사이를 걷는 길은 철로를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어릴적 책받침위에 놓고 음~~~~하며 놀던 강아지풀이 세상에 나서려고 한다
저봉우리가 재약산인가보다
운무에 가려서 그 모습을 감추려하는 듯 하고
재약산을 오르는 문지기 처럼 재약산을 보호하고 있는듯
고사리분교쪽으로 정하고
드디어 100대 명산 98번째로 재약산에 오른다
그런데 기분이 무척이나 상쾌하다
재약산아 잘있거라
언젠가 또 다시 오려마
재약산에서 뒤로돌아 내려오지 않고 바로 고사리 분교 방향으로 길을 정해본다
어쩐일인지 재약산을 자꾸 뒤돌아 보게 되네
재약산에서 내려가는 길은 나무데크로 정말 끝없이 펼쳐진 억새평야처럼
끝을 볼 수 없을 정도로 긴 나무 계단이다
생강나무가 있는 이곳일대가 고사리 분교란다
이곳에 80여 가구의 민가가 있어서 고사리학교라는 밀양산동초등학교의 분교가 개설되었는데
지금은 그 흔적만이 남아 있구
예쁜 진달래 꽃만 주변에 둥실거리고 피어있네
사자평습지로 갈까 층층폭포로 갈까 망설이다 층층폭포로 향해본다
층층폭포와 표충사로 향하는 출렁다리
우렁차게 내리치는 폭포는 아니지만 그 모습은 참 예쁘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폭포다
이 자리에서 기를 좀 받고 한참을 노닐다가 자리를 뜬다
아직 갈길이 좀 남았는데 정수는 힘이 드는지
찬 폭포수에 발을 담그고 나더니 생기가 도는 것 같다
오후부터 내린다는 비가 본격적으로 내린다
억새잎들이 비에 젖은 모습은 더 가냘프게 보이지만 억새잎이 더 진하게 느껴진다
젖은 옷과 배낭이 더 무겁게 느껴지지만 모처럼 빗길을 걷는 마음은 한결 포근해 진다
인기척없는 조용한 억새 숲길에 비바람소리와 억새잎 흔들리는 소리가
조용한 가슴에 잔잔하게 다가온다
사자평전을 저멀리 돌아 와서 보니 지름길도 있었네
돌아오나 지름길로 빠르게 오나 무슨 상관이랴 지금 이자리에 서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지
우리는 살아오면서 작은 것을 탐하려다 더 큰 것을 놓치는 경우도 많고,
작은것을 잃어버리고 큰것을 얻는 경우도 많았지만 항상 남아있는 승자는 후자가 아닐까?
에궁 시간도 많이 남았는데 거리는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부터 내리막길만이 남아 있다
목적지에 다가오니 진달래가 서서히 우리에게 다가오듯 피어 나고 있고
비에 젖은 그모습은 더 예쁜 색깔을 뽐내 듯 한다
모처럼 내린 단비는 봄꽃축제를 망치게 하지만 산을 좋아하는 이들은 어쩜 메마르지 않은
생기있게 만들어 줘서 환영해 본다
오늘 산행의 종착역인 죽전마을 등산로 입구
생각지 못한 발걸음에 조금은 힘든 것도 있었지만 산행의 효과는 무척이나 좋은 날이다
풀냄새 꽃향기 그리고 바람소리에 이끌려 간다
봄소식이 몰고온 새싹들이 천국인 산과 들로 발걸음을 옮긴다
저멀리 남쪽 울산으로 밤새워 달려 이른새벽부터 산길을 오른다
누가 시켜서 한것이 아닌 스스로 좋아해서 선택한 길이라서 그런지 새벽바람이 상쾌하다
어디든 달려갈 길을 찾아 오르고 싶은 그런 마음에 오늘은 계절과 상관없이 사시사철 아름다운
영남알프스 재약산을 오른다.수많은 이들의 찬사와 칭찬 일색인 재약산을 몇번 도전에
오늘에서야 다녀온다.철지난 억새가 반갑게 맞아 주는 재약산의 사자평원에서
마치 억새 물결이 너울파도가 일렁이는 바다를 떠오르게 하는 모습이다
비에 젖어 묵직함이 더 느껴지는 억새평원은 모처럼 마음의
위안을 담고 온 산행이었음을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산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