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러운 산 월악산 산행
- 월악산-
달과 바위가 어우러진 산 월악산에 올라 본다
설악산,치악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악산이라고 불릴만큼 어렵지만
그래도 아름답기로 유명한 산이다. 전에 월악산에 올랐지만 제비봉으로 향하는 코스라서
실질적으로 월악산에 오르는 길은 이번이 처음이다.백두산과 더불어 월악산 만이 가지는
영봉이라는 이름은 다른 산에는 없다고 한다.성스럽고 아름다운산 월악산의
겨울산행의 모습을 남겨본다
산행개요
산행일자 : 2015.02.14(토)
산행코스 : 신륵사 ~ 영봉 ~덕주사
산행거리/소요시간 : 9.6km /6h
산행주관 : 서울산악회 / 크리미대장
산행모습들
신륵사로 오르는 길에 월악산의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
오늘 산행은 신륵사로 해서 영봉 덕주사로 내려오는 6시간30분 짜리 코스다
5시간이면 다녀올 길인데 왜 이렇게 산행시간을 많이 잡아 놓았는지
새벽길을 나서 이곳에 도착하니 벌써 중천인데 열심히 올라야 겠다
들머리 초입은 길이 얼어 있어서 참 대략 난감
신륵사엔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에서 인증샷
왠지 이렇게 조용하구 인기척이 느껴지질 않는다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조심스레 한발자국씩 옮겨 본다
한시간 반을 올라가야 목적지인 영봉에 다다를 것 같다
날씨는 산행하기 참 좋은 날씨다
신륵사 삼거리까지 이르는 길이 이렇게 가파르게 느껴질 줄이야
숨도 고르지 못하고 오르는데 힘을 다해 본다
모두들 잘도 걷는다
양지바른 곳은 낙옆이 뒹구는 가을처럼 보이는 곳도 있는데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려는가 보다
월악산이 워낙 험해서 예전엔 엄두도 못내던 곳인데
이젠 가파른 곳엔 다리모양의 계단을 놓아 그나마 조금은 쉽게 오르리라
치악,설악,월악 이 바위가 많고 험하다는 곳인데 세 곳 모두
어쩜 계단도 이렇게 많다냐
흐릿한 구름이 몰려오는 듯하다
한바탕 눈이라도 내릴 기세처럼 보인다
저멀리 펼쳐 나가는 대륙의 기상처럼 월악의 산세가 이처럼 멋있고
굽이굽이 치는 모습이 용이 움틀거리는 듯 하다
오늘 월악산을 함께 탐방한 산우들
산으로 오를 수록 그 기운들이 조금씩 더 차갑게 느껴진다
이제서야 우릴 반기는 듯 소나무의 기상과 눈꽃들이 살포시 고개를 내민다
솟아오르듯 봉우리들이 불쑥 다가서는 듯 친근하게 느껴진다
이 겨울산행도 다 지나가 버렸나 했는데 이렇게 눈꽃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또 생기다니
메마른 가지에 환한 눈꽃들이 아기 솜털 마냥 부드럽게 피어있구
우리들은 연출가의 조연들이 되어 그 눈꽃들을 좀더 아름답게 보이는데 일조하고
어느 유명한 풍류가의 풍류속에 흘러나오는 그런 세월의 적막감을 느끼게 해주는 풍경처럼 보인다
차멀미에 고생하던 친구도 이렇게 아름다운 눈꽃들의 잔치에 아픔도 깨끗이 씻어버렸는가 보다
어쩜이리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풍성하고 웅장하진 않지만 오목조목하고 앙증맞은 것처럼 그런 아름다움이 여기에 있다
모두들 재촉하지도 않고 발걸음을 멈춰버렸다
그냥 이자리에 멈춰버리고 싶은 그런 마음들이다
모두들 계단 곳곳에 멈춰버린듯 하다
아름다움이 그리고 시간이 지금 여기에 멈춰져 있다
하얀 순록의 뿔처럼 예쁜 눈꽃들이 나를 멈추게 한다
잠시나마 모든 생각을 멈추게 하고 오로지 그 아름다움에 취해 본다
거기에 살포시 내리는 가느다란 눈송이 들이 그 운치를 더해 주는 듯 하다
어쩜 천국인지 낙원인지는 구분이 안되지만 마음의 천국에 다녀 온 것 같은 기분이다
올라갈 수록 더욱더 그 모습들이 가슴속에 다가온다
어쩜 마지막 눈꽃산행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드디어 월악산 영봉에 도착하다
이번 산행의 크리미 대장님
뿌연 안개속에 영봉의 모습이 더 신령스러워 진것 같은 느낌이다
오를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모든 짐을 훌훌 털어버린 느낌이다
이곳 월악산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때라도 아름답기로 유명한 산이라서 그런지
매 계절마다 오르고 싶은 곳이다
모처럼 이렇게 오솔길처럼 가리런한 길로 접어든다
나무 한 그루가 주는 행복감
능선을 넘어 오니 또 다른 월악의 모습이 나타난다
말그대로 石松 이다
어떻게 돌과 소나무로 이렇게 아름다움을 표현 할 수 있을까
자연의 위대함에 또 다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나무는 죽어서도 제 자리를 지키려 애쓰고 있는 모습이 안쓰러운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름답다
카메라의 한계로 다 나타내지 못한 이나무도 월악의 일부분이지만
나름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오늘은 마애불을 만난 것을 인연이라고 해야 겠다
산행을 하면서 이렇게 큰 마애불을 모처럼 만난 것임을
천년의 세월에도 변함없이 이자리에 서서
그모습을 보여주는 마애불의 존귀함을 경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덕주사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월악산이 동양의 알프스라 그 이름도 그럴 듯 하다
덕주사 대웅전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등을 달아놓을 수 있도록 해 놓은 것 같다
덕주사 대웅보전
대웅전에서 잠시 기도한번 드리고
덕주사에서 바라본 주변 경관들
항상 느끼는 점이지만 모든 사찰들이 있는 주변 경관들은 정말 아름답기 그지없다
월악산의 계곡들이 특이해서 이렇게 산성을 쌓아 놓은 곳만 지키고 있으면 적이 쳐들어 오지 못한다고 한다
학소대에서
월악산 덕주사 방향으로 오르는 길
월악산 산행을 다녀와서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엔 항상 되돌아 생각해 본다
오늘 월악산행은 겨울을 마지막으로 보내는 그런 느낌으로 올랐었는데
어쩜 되돌아오는 길은 마음이 찡한 느낌을 가져본다
이번 겨울산행은 이상하게도 상고대와 눈꽃산행을 제대로
즐겨본 적이 없었는데 마직막이란 아쉬움이 이번 월악산행에서
그 아쉬움을 모두 해소한 산행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화려하고 웅장한 것은 아니지만 서로의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그런 생각과 마음이
더 감동적으로 다가 오는 것 같다
오늘 산행의 의미는
바로 마음이 아닐까
- 산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