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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설악산 천당릿지...그 길을 걷다

강영희의 흔적 2022. 10. 10. 21:56

-설악산 천당릿지-

설악산 천당릿지는 천불동 계곡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천당릿지길 위에서 천불동 계곡을 바라보면 그 끝에 비선대와 울산바위가
왼쪽으로는 칠형제봉 능선과 공룡능선의 신선대가 그리고 우측으로는 만경대와 화채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보일 정도로 천당릿지길은 설악의 중심이라고도 한다.
예전에는 릿지 등반 산악인 사이에서만 알고 있던 코스를 일반산악회의
릿지 등반인들이 늘어 나면서 조금씩 알려 지면서 설악산 매니어들이
많이 찾아오르는 곳이지만 위험한 곳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 곳이다. 설악의 중심으로 알려진
천당릿지길을 다녀온 이야기를
담아 봅니다


♠산행개요

♣산행일자 : 2022년 10월9일 토요무박
♣산행코스 : 소공원 ~비선대 ~ 음폭포 ~염주골 ~염주폭포 ~ 천당릿지 4봉 ~8봉 ~천불동계곡 ~소공원
♣산행거리/소요시간 : 19.2km/13:30'
♣산행주관 : 서울산악회올스탑대장

♠산행모습들

어둠은 시간과 거리 그리고 가파름을 잊게 만드는 것 같다
새벽 3시30분 소공원에서 출발 칠흑같은 새벽길을 달려 양폭산장에 도착하니 벌써 온몸은 땀으로 흠뻑

천당릿지길이라해서 짧은 산행거리라고 생각 했는데 완전 오산
소공원에서 비선대와 양폭산장을 지나 음폭으로 오는 거리만 해도 6.5km(왕복13km)

음폭아래 도착해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나니 여명이 밝아 온다
천당릿지길로 들어서는 구간은 너무 위험해서 어두운 시간에는 진행할 수가 없다고 한다

대청봉에서 내려다 볼때 오른쪽에 있다고 해서 오른쪽은 음이니 음폭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또는 음지에 숨어 있다고 해서 음폭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곳곳에 핀 가을단풍은 그 정취를 만끽하게 하고
거침없이 내리치는 폭포수는 보는 것으로도 시원함이 느껴진다

음폭포방향으로 바로 오르는 길도 있지만 오늘은 너무 미끄러워 우회해서 오른다

설악의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계절은 모두가 설악의 숨소리에 절규하듯 몸부림을 친다

젖은 바위와 이끼낀 절벽은 쉽게 발걸음을 허락하지 않지만
로프에 기대어 가파른길을 내려간다

이것도 천당릿지에 오르는 시험대가 아닐까?

남자 산우들도 어렵게 내려오는 모습은 정말 쉽지 않은 코스다

한고비 통과 하고 나니 이렇게 예쁜 단풍들이 반겨 준다

사실은 온전하지 못한 몸상태로 고집스럽게 참여한 천당릿지길
얼마나 오고 싶었으면 진통제를 먹고 참석했을까?

염주폭포에서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염주알 처럼 이어져 있다고 해서 염주폭포라 이름지었다고 한다
염주폭포와 함께 어우러진 단풍과 그리고 나
신선의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 ㅎㅎ

염주 폭포 상단부에서 다시금 원시림을 뚫고 올라야 한다

숨어있는 비경들
쉽게 허락하지 않은 설악의 비경은 어쩜 위험을 모험삼아 올라야 하는 듯

벌써 이곳을 다녀간 흔적을 남기고 있는 산악회 표식들

그리고 점점 익어가는 단풍들의 조화로움이 설악의 세계로 빠져 들게 한다

나뭇가지 사이로 살포시 보이는 릿지길

저멀리 암릉들의 위엄있는 모습이 살포시 보이고

끝없이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는 내내 예쁜 단풍들이 속삭이듯 반겨준다
흠뻑 젖은 몸은 가쁜 숨소리와 함께 단풍 속으로 물들어 버린듯

잠깐 앞사람의 옷깃을 놓치면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를 정도로 정해진 길이 없다

원시림을 걷는 듯한 느낌

능선위에 오르니 이제서야 설악의 풍광들이 조금씩 다가온다

처음 맞이하는 촛대바위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경직된 표정들이다
설악의 또다른 모습을 이제서야 발견한 듯한 느낌

그 장대한 설악의 신선대와 칠형제봉이 눈앞에 펼쳐진다

천당릿지 길을 오르는 코스는 다양하고 많이 있다고 하는데
이번 릿지길은 염주폭포에서 바로 5봉으로 오른다

바로 뒤는 공룡능선의 신선대의 모습

신선대 그뒤로 칠형제봉 등 설악의 멋진 능선길들을 이곳에서 다 볼 수 있다는 것을

천당릿지 5봉에서 다시금 4봉으로 내려 갔다가 다시금 제자리로
저멀리 보이는 울산바위 그리고 칠형제봉 뒤로 신성봉이,오른쪽으로는 소만물상,망군대,망경대가 자리잡고 있다

어디서 설악의 속살을 이렇게 볼 수 있을까?

천당릿지길은 천불동계곡과 염주골을 가로지르는 릿지길이다


6봉 집게바위
6봉으로 오를 수 없어 우회해서 7봉으로 가야 한다고 함

5봉에서 시작되는 줄 알았는데 4봉으로 내려 갔다가 다시 5봉으로 올라 와야 한다

4봉에 올라서니 5봉과는 또다른 풍광을 보여준다

설악의 망경대와 그 주변 암릉들

저멀리서 병풍처럼 배경이 되고 있는 울산바위

그리고 신선대를 바로 앞에서 바라 볼 수 있다니 ㅎㅎ

거칠고 험한 코스길이지만 오늘의 산행은 상상 그이상의 멋을 보여 준다

가지않는길이라서 그런지 더 가고픈 마음이 드는 곳
천당릿지길 4봉에 서보니 그런 마음이 더 든다

칠형제봉의 멋스러움이 더 깊게 다가서고

웅장한 설악의 모습과 울산바위가 한폭의 그림처럼 느껴진다

함께한 일행들과 인증

모두들 숨겨진 산행 실력들이 모두 뛰어난 분 들이다

멋진 풍광을 뒤로하고 또다시 길을 나선다

ㅎㅎ 해산굴이라고 한다
통과하는 과정이 쉽지않은 곳 그래서 고통을 인내하고 서로를 도와야 넘어 갈 수 있는길

오늘의 설악산 천당릿지 길은 그런 마음을 가르쳐 주는 것 같다

어려운 코스를 지나고 나면 이런 멋진 풍광을 선물로 주는 듯하다

사방을 둘러 봐도 거친암릉 빼어난 설악의 암릉미를 그대로 여과없이 보여준다

다시금 발길을 멈추고 저멀리 마음을 담아본다

아직 설악의 단풍은 만개하지 않았지만 지금도 멋진 풍경들이다

다음 8봉으로 가는 길도 험한 길

아직 미련이 남았는지 자꾸 되돌아 보게 되고

함께한 산우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풍광을 담기에 바쁘다

천길 낭떨어지 겁이나서 가까이 가보지 못하고 멀찌감치 서서 ㅎㅎ

언제다시 올 수 없을 것 같은 이곳은 두번째 도전에 성공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고사목의 멋진 모습에 그자리에 앉아 버렸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은 모습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천당문이라고 하는 곳을 통과하고

정말 말 그대로 천당문인 듯 하다

부부의 연을 맺고 있는 바위인지 그뒤로 아기바위도 있고

투구모습을 한 바위등 다양한 암릉들로 시선을 가만 두지 않게 만든다

암릉길을 지나고 나니 빨간 수채화를 연상케하는 단풍들이 반겨준다

심장이 두근 거릴 정도로 예쁜 단풍의 모습은 산행길조차 잊게 만드는 비법이 있나보다

끝없이 이어지는 내리막길
그길도 멋들어진 단풍을 보느라 수이 내려 가게 되는 듯하다

빠른 걸음으로 이정표에 다가서니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이 나오고
오늘 함께한 작가님이 봉사해 주신 사진 감사드리고

천불동계곡을 내려가는 동안 천당릿지 길의 환상이 머릿 속에서 자꾸 맴돈다

언제 저길을 다녀왔는지 ㅎㅎ
갈 수 없는 듯한 길을 다녀와서 그런지 왠지 뿌듯한 기분

새벽녘에 지나쳤던 양폭포도 다시금 만나고

이제는 조금 여유스럽게 보이는 천불동계곡도 다시 바라보니
무척 멋스러움이 느껴진다

이제서야 보이는 천당폭포

천당폭포는 천불동 계곡의 마지막 폭포이다
느낌 그대로 어려운 코스를 다녀오다 이곳에 서보니 마치 천당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멋진 폭포

바위를 깍아 만들어 놓은 듯한 소는 몇천년의 인고의 세월을 지내 왔을까?

양폭산장에 다가서니 산객들이 제법 많이 몰려든다
설악 탐방센터까지 6.5키로

양폭산장도 몇년전까지는 폭우피해로 없어졌다가 다시 재건했다

서서히 단풍들이 몰려오는 설악의 풍경
언제나 찾아와도 늘 반겨주는 곳 그곳이 바로 설악인가 보다

계곡을 따라 걷는 길도 힐링의 길

아름다운 길을 걷고 있으니 기분마져 상쾌하다

왠지 모르게 20여km를 걸었는데 피곤한 기색은 한점없이 상쾌한 것은?

계곡아래로 내려 올 수록 단풍은 아직인가 보다
이렇게 깨끗한 물에 풍덩 뛰어 들고픈 마음이 절로 든다

화려한 시간들은 지나가고 이제 오늘의 마지막 날머리가 다가온다

대불전앞에서 잠시 기도드리고 오늘 무사히 안전하게 산행을 다녀올 수 있음을 감사드려본다

수많은 기회들이 다가와도 제대로 잡지 못하면 소용없듯이
오늘은 정말 소중한 기회가 다가온 듯 하다
며칠동안 병원에 있으면서 느낀 자유로움의 소중함과
건강관리도 해야함을 느껴본다
설악의 비경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제쳐두고 따라온
천당릿지길 멋진 선택의 결과였음을 웃음으로 대신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