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넘고 강건너 /100명산 산행

[산행] 겨울한파에 계방산에 오르다

강영희의 흔적 2021. 12. 27. 10:24

-계방산(1,577m)-

계방산은 오대산 국립공원에 속해 있지만 오대산과 별도로 독립된

산자락이다.백두대간 서편에 위치해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북서풍과

마주해 눈꽃이 만들어지기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 산이다.한자 풀이대로 계수나무 향기가

나는 산 이란 뜻을 가진 계방산은 각종 약초와 야생화가 자생하고 산삼이 유명해

사시사철 심마니들이 몰려 든다고 한다.산죽.주목.철쭉 등이 군락을 이루어

이 일대가 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계방산은 

등산객들에게는 겨울 한파 산행의 최적지로 이름나있다

계방산 능선에 불어오는 북서풍의 세찬 바람을

체험하려는 많은 등산객들로 오늘도

붐비는 계방산에 다녀온 모습을

남겨본다

 

♠산행개요

   ♣산행일자 : 2021년12월16일(일요일)

   ♣산행코스 : 운두령 ~물푸레나무군락지 ~쉼터 ~전망대 ~계방산 ~주목나무군락지 ~자동차야영장

   ♣산행거리/소요시간:11.5km / 4h30

   ♣산행주관 : 다음수도권 삼각지대장

 

♠산행모습들

몇년 만에 운두령 고갯마루에 다시 서본다

 

올해들어 가장 추운 한파가 온 날 

영하20도가 넘어 모든 것들이 다 얼어 버렸다

 

아직 산행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계방산의 북풍한설의 차가움이 피부로 느낄 정도다

 

동해에는 어제 폭설이 내려 설악산 오대산 등이 입산 통제 되었다고 하지만 계방산은 괜찮은 듯

 

예쁜 상고대를 기대하고 발걸음을 서둘러 본다

 

산길을 걷다보니 추위는 조금 괜찮은데 손발은 아직 시럽다

 

하얀 눈옷을 입은 산죽은 뭐가 그리 좋은지 산들거리고 있고

 

등산객의 발자국이 남은 눈길은 산죽이 그 정취를 더해 준다

 

 

전망대 가까이 있는 암릉구간에 다다르자 바람이 점점 세차게 불어 온다

 

 

오름길중  가파른길은 나름 숨을 크게 쉬고 쉬어 가라는 뜻인지

오늘 따라 숨이 더 가쁘게 느껴진다

 

계방산 산행길은 그렇게 어려운 코스는 아니다

더구나 이렇게 눈길을 걷고 있으면 그 힘들어 하는 것들도 다 잊어 버리니..

 

첫번째 쉼터다

하얀 상고대를 기대했건만 이곳도 아직은 상고대가 덜 피어 있다 

 

첫번째 쉼터를 지나자 바로 1472 전망대가 보인다

 

 

 

저멀리 설악산을 향해 두팔을 벌려 만세도 불르면서

세찬 북풍을 가볍게 맞이해 본다

 

정상이 저멀리 보인다

바로 아래에는 이추운 날씨에 비박하는 등산객과 가벼운 점심을 먹는 이들도 있다

 

운두령에서 정상까지4.1km의 거리인데 벌써 다가오는 듯하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고 계방산의 세찬 바람은 역시나 다름없이 빰을 후려치듯 아프게 다가온다

 

은은한 산능선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마음마져 고요해 지는 듯하고

 

저 산야를 두고가려는 아련한 마음을 대신해서 이렇게 몇장을 담아본다

 

이 추운날씨 참 많이도 이 산에 오른다

무얼 찾아 오르는지 모르겠지만 마음은 다 같은 마음이겠지 ?

 

앞에서 비춰지는 태양의 눈부심이 설산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듯하고

 

몇해전에 보았던 연리지의 모습은 아직도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듯이

산을 오르는 이들의 마음은 한결 같은 듯

 

새로운 미개척지를 찾아 오르는 개척자들 처럼 눈길을 열심히 밟아 본다

뽀드득,뽀드득 눈소리마져 경쾌하고 들린다

 

 

드디어 2시간에 걸쳐 오른 정상은 이렇게 정상석 인증을 하려는 인파로 몰려 있다

 

추위를 무릅쓰고 정상석에 올라서다

 

예전에는 한글로 개방산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올해10월18일 정상석을 교체 하였다고 한다

작은 표지석에서 크게 한자로 바뀌었다(일제와 관련있다고 해서 바뀌었다고하는데)

 

 

이제 하산길만 남았다

 

처음엔 이렇게 자동차 주차장으로 발길을 돌렸다가 그래도 주목나무 군락지로 가야겠다는 마음에 돌아선다

주목군락지로 가는 코스가 조금 더 길다고 한다

 

발길이 드물어서 그런지 눈이 제법 많이 쌓여 있는 코스다

노동계곡길이라고 하는데 왜 그런 이름이 붙여 졌는지~~

 

그많은 등산객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인기척 조차 들리지 않고

제법 빠른 발걸음으로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스키를 타듯 열심히 내려가본다

 

자동차 야영장을 지나 주차장까지 가려면 5km 남짓 남았을 것 같은데 시간은 충분할 듯

 

주목군락지

살아천년 죽어천년을 간다는 주목나무 군락들

자태도 무척이나 아름다운 나무다

 

군락지를 지나는 동안 왠지 모를 향기가 전해 오는 듯하다

 

주목나무는 여유있는 느낌을 주는 그런 나무인듯

오래전에 이곳에서 점심을 먹던 기억이 불현듯 떠오른다

 

나무 속의 빈공간이  세월의 흔적과  변함없는 삶을 알려주는 듯한 나무다

껍질만 남은 듯한데도 저렇게 청초함을 간직하고 있다니 ...

 

나무데크에 쌓인 눈으로 인해 계단의 굴곡이 사라져 버렸다

 

긴여정의 다리를 지나는 느낌

 

멋진 상고대를 보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계방산의 멋진 칼바람은 마음껏 즐긴 것 같다

 

졸졸 내려오는 계곡물 소리는 겨울의 시작이 벌써 봄이 온 듯한 느낌을 주는 계곡이다

 

어쩜 계방산 산행은 계속 한겨울에 찾아와서 그런지 다른 계절에 산행은 한번도 다녀오지 못한듯

 

다음해에는 계곡산행으로 계방산을 찾아 올라도 괜찮을 듯한 풍경들이다

 

 

시원스럽게 하늘로 솟아오른 나무들

 

산등성이에서 보는 나무들의 느낌과는 또다른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는 나무들이다

 

ctrl+c, ctrl+v 하듯 몇해전에 왔던 기억이 그대로 옮겨진듯 하다

 

일행들은 주변 공터에서 몸을 움추리며 늦은 점심을 먹고 있는 사이 

날머리를 향해 발걸음을 바쁘게 움직여 본다(주차장 주변에 음식점들이 있음)

 

넓은 공터에 돌탑 두개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석탑 모양을 보니 사찰터라는 느낌이 든다, 옛날에 어느 사찰이 있었는지 모를 일이지만 

 

이승복 생가

이념의 전쟁과 희생의 아이콘이 되어 버린 이승복 가족이 살던 집이다

항상 이곳을 지나면 마음이 무거워 그냥 지나칠까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잠시 들러본다

 

-계방산에 다녀오고 나서-

엄동설한이란 말처럼 계방산 산행은 정말 올해들어 가장 춥다는 날이다

걱정을 하면서도 산행길에 들어서면 언제 그런 걱정을 했느냐는 듯이

발걸음을 재촉하며 걷던 시간들,정상에 올라 느끼던 칼바람 처럼 

세찬바람을 맞으면서도 웃음짓던 시간들

정말 산행의 묘미는 무엇일까?

이런 한파를 이겨내며 정상을 향해 걸어 올라가는 생각들은....

나도 모르겠다 미쳤다는 이야기 밖에.......

오늘도 계방산 정상에는 나같은 사람들이 수없이 많이 있었다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