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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예술 그리고 음악/좋은글 모음

이어령님의 80초 생각나누기 중에서

 

 

- 아버지와 손을 잡을 때 -

 

까치 한 마리가 뜰로 날아 왔습니다

치매기가 있는 백발노인이 창밖을 내다 보다가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얘야 저새가 무슨 새냐?  "까치요"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시더니 조금 있다 다시 물었습니다

얘야 저새가 무슨 새냐?"  "까치라니까요"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시고는 창밖을 바라보시더니 또 같은 말을 하십니다

"얘야  저새가 무슨새라고 했지?"

"몇번이나 대답해야 아시겠어요"

까치요 까치라고요!

까치라고요"

그때 옆에서 듣던 어머니가 한숨을 쉬고는 말씀하셨습니다.

아범아 너는 어렸을때 저게 무슨 새냐고 백번도 더 물었다"

"아빠 저새가 무슨새에요"

"응 까치란다"

까치요? 아빠 저새가 무슨 새에요?"

"까치야" 

 "까치요?"

그럴때마다 아버지는 "까치란다, 까치란다'

몇번이고 대답하시면서 말하는 네가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지

그래서 네가 말을 배울 수 있었던 거다"

그래요.  지금 힘없이 떨리는 저손이 처음발을 딛고 일어설 때 잡아 주시던 손

땅바닥에 넘어져 무릎을 깼을때 울던 나를 일으켜 세우시던 그손.

코흘릴때 훔쳐주시고 눈물흘릴때 닦아 주셨던 손.

이제는 매를 들어 때리셔도 아플 것 같지 않은 가랑잎처럼 야위신 손.

 

꼭 잡아 드리세요. 언젠가 나를 잡아 주셨던 아버지의 그 손을